1997년작 영화 '체인지'에 대한 글을 작성하면서 지난 한국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특별히 커다란 뜻은 없고 그저 재미를 찾아보자 하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의 옛날 모습을 보는것이 새롭게 느껴지고 그때의 느낌들이 살아나는 것 같다. 이 영화가 영화사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재밌게 보았기에 주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관적인 선택만 할 생각이다.
1. 당시엔 획기적인 소재
남여의 몸이 바뀐다는 소재는 지금도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사용된다. 어느날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밑에서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히는 바람에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도 있고 꿈에서 나타난 사람이 준 약물을 먹고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도 있다. 이러한 설정이 아직 유효한 이유는 배우가 가진 원래 이미지에서 정반대의 연기를 코믹하게 보여줄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하고 무뚝뚝한 남자가 된 하지원, 터프하지만 여성스럽고 애교도 있는 현빈의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궁금증과 재미를 갖게한다.
영화 '체인지' 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학교에서 알아주는 불량학생 강대호(정준)과 공부잘하고 예쁜 선도부 여학생 고은비(김소연)이 주인공이고 서브 주인공으로 미술교사(이승연)과 학생주임(이경영)이 등장한다. 강대호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헐레벌떡 준비를 마치고 만원버스에 몸을 싣는다. 한 여성(김혜수)에게 치한으로 오해를 받아 강제로 하차하고 학교까지 뛰어가지만 지각을 하는 바람에 선도부 고은비에게 이름을 적히며 처음 마주친다.
영화의 설정상 알아주는 양아치라고 하지만 참 선생님 말씀 잘듣고 화장실청소도 시키는데로 잘 한다. 과거의 양아치는 요즘 보면 그냥 공부못하는 학생정도 이다. 아무튼 대호는 늦게까지 남아서 청소를 하며 지각에 대한 벌을 받고 은비와 함께 하교하려 문을 여는 순간 번개에 맞은 둘은 운동장에 쓰러진다.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각자의 집으로 가는데 몸이 바뀐줄 모르는 상태에서 각자의 집으로 잘못 가게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며 어색한 집으로 바꿔 돌아간다. 아침에 일어난 대호의 몸이된 은비는 남자의 성기가 아침마다 커지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은비에게 전화를 건다. 이쯔음 세대들이 다 알고있는 애국가 장면이 나온다. "애국가를 불러봐 경건한 마음으로" 작은 소동후 은비는 대호의 몸이 징그럽고 대호가 받는 학교생활에 대한 처우가 짜증나기만 하다. 대호도 여자의 몸이 된 은비가 싫기만 하다. 생리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고 공부만하는 삶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생기는데 대호(은비)는 학교 시험날 성적이 갑자기 껑충 뛰어버리고 모두에게 의심을 받고 선생님에게도 억울하게 맞기만 한다. 은비(대호)는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성적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치니 부모님께 잔소리와 꾸중을 듣는다. 정당하게 시험을 보고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대호의 처지를 이해한 은비, 부모님의 강요에 갇혀지내는 삶을 사는 은비를 이해하는 대호는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며 관계를 쌓아하고 축제날 대호의 밴드공연을 하자며 약속한다.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고 학교생활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된 은비의 부모는 유학을 결정하게되고 둘은 만나서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화해한다.
축제날 공연을 하게되고 번개를 맞았던 그날처럼 날이 흐려지며 다시 번개가 치자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대호(은비)와 노래를 부르는 은비(대호)의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게 되고 밴드의 공연을 막기 위해 올라오게 된 학생주임과 이를 말리기 위해 올라온 미술선생의 몸이 뒤바뀌며 영화는 끝난다.
2. 청소년드라마, 자극적이지 않고 풋풋함만 남았다.
영화의 감독은 MBC드라마국 PD였다. 별은 내가슴에와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연출하였다. 당시 엄청난 시청률을 이끌어낸 장본인 답게 대사하나 배우의 연기 하나까지 그때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다. 원작도 존재했는데 창작동화인 <내가 그 녀석이고 그 녀석이 나이고>를 영화화한 <전학생>이란 작품이 원작이다.
원래 스타였지만 최근엔 펜트하우스로 다시한번 자신의 입지를 다진 김소연의 영화 데뷔작이다. 드라마 쪽에선 신인이지만 얼굴을 조금씩 알려가며 자리를 잡아 가고있는 시기였다. 뱀파이어 미모답게 97년이나 24년이나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 아니 요즘들어 더 어려보이는 것 같다. 연기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신인답게 대사나 표정, 동작들이 과한 면이 있지만 당시에도 획기적인 소재였는데 남자가 된 여자를 표현하며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정준배우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당시 아역스타로는 1등을 달리고 있었다. 정준 배우 또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를 소유하고 있는데 김소연에 비해 연기가 좀 더 안정적이다. 여자가 된 남자를 표현하는데 조금 오버스럽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타나며 어린나이임에도 주연답게 극을 이끌어 간다.
영화는 여느 청소년 드라마의 흐름처럼 진행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보여주며 동 세대들의 공감을 잘 이끌어냈고 흥행은 그럭저럭 선방한 정도이지만 이 영화에는 OST가 남았다. <Change>는 원래 조장혁이 주제가를 만들기만 하기로 하였고 가수가 따로 존재했지만 사정으로 인해 직접부르며 당시 인기차트 10위권까지 가며 성공적으로 정식 데뷔 하였다.
지금은 재미난 밈과 악역전문배우로 자리잡은 배우 이경영의 젊고 잘생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TV에 잘 나오지 않는 배우 이승연의 모습을 볼수있다. 더불어 유인촌 문체부장관과 박정수님의 젊고 패셔너블한 모습을 볼수있어 필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분들 이라면 다시보아도 재밌게 감상하실수 있을것 같다.
3. 아련한 추억을 꺼내 보며
과거의 영화들이 주는 재미는 위에 서술했든 당시의 음악을듣거나 사진을 보는것과 같은 느낌같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를 다시 보면 그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도 살아 나는것 같다. 영화의 흥행여부를 떠나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작품성, 화제성 같은것 보단 필자에게 100%맞춘 영화들을 선정할 생각이다. 저 당시에도 체인지의 김소연 배우가 너무 이뻐보였고 최근 구미호뎐을 보면서도 여전히 연기력과 미모를 소유한 배우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팬심을 간직하며 이만 글을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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