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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있는 영화 이야기

6. 큰 의미는 없다. 브레이크없는 양아치들 <1999, 주유소 습격사건>

by 태정태세종부세 2024. 3. 29.

1999년 개봉영화 주유소습격사건
심각하게 볼 필요없다.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는 영화

 

영화는 큰 돈과 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일부 감독들은 큰 돈을 들여 만드는 영화에 어이없게도 자신의 작품에 메세지나 의도를 넣으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술아닌 예술병에 걸린 감독들도 많다보니 관객들이 보기에 난해한데 전문가들이 보고 좋은 평을 남기는 상반된 경우가 있다. 다행이 오늘 서술할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은 감독의 의도나 메세지 같은 것 보단 오로지 통쾌한 코미디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우리도 그냥 편안하게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1. 왜이러냐고? 그냥! 영화의 짧지 않은 줄거리

주인공 패거리들은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 주유소를 털기로 한다. 왜? 그냥! 돈없으니까 금고를 털러가는거다. 패거리의 리더 노마크(이성재), 그리고 딴따라(강성진), 무대뽀(유오성), 빼인트(유지태)는 편의점 건너편 주유소로 쳐들어가 사무실에 직원과 사장을 가둬두고 주유소를 점거한다. 이미 한번 털려본 경험이 있던 사장(박영규)은 만원권만 모아서 따로 숨겨둔 상황 이었다. 사장은 현금은 전부부 아내가 가져갔다하고 전화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경차 한대가 들어오며 직원을 찾자 급한대로 노마크가 나선다. 기름넣는 법을 몰라 그냥 가득 채워주고 만원을 받자 노마크는 사장아내가 올때까지 기름을 넣어 돈을 벌 생각을 한다. 

 

배고픈 일행들은 11시에 중국집에 전화를 하고 배달원(김수로)는 짜증을 내지만 주문량이 많은 것을 보고 사장이 주문을 받는다. 그사이 경찰이 등장하여 노마크와 딴따라는 긴장을 하지만 근처에 폭주차량이 나타났다는 것을 듣고 사라진다.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일진들이 등장하지만 노마크와 딴따라에 의해 정리되고 일진 한명이 간신히 도망을 치며 패거리를 불러온다. 

 

잠시후 배달온 철가방과 마찰이 있을뻔 했지만 철가방이 그냥 넘어가고 음식을 맛있게 먹고있는데 일진이 불러 모은 용가리 패거리가 쳐들어온다. 하지만 노마크 일행에 의해 쉽게 정리되고 2층에 갖혀버린다. 음식을 못먹게 되어서 다시 주문을 하게되고 철가방은 이시간에 배달을 2번이나 시키냐고 역정을 내며 덤벼들지만 복날 개 맞듯이 두들겨 맞고 화가난 철가방은 공중전화를 이용해 패거리를 불러 모은다.

 

중간에 무대뽀에게서 도망친 여자와 남자친구가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을가고 이들에 의해 경찰에 주유소 습격사건의 진상을 경찰도 알게되도 출동하게 된다. 그리고 무대뽀가 주유를 할 타이밍에 주유소 직원인 건빵(정준)의 아버지가 주유를 하러 오게 되는데 주유소에서 알바하는것을 들킬까봐 겁난 건빵이 사무실로 숨게되고 여기서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나가지 않을려고 버티는 건빵에 의해 사장이 돈을 숨긴 장소가 들통이 나게 된다. 

 

이제 큰돈도 찾았겠다. 노마크 일행은 주유소를 떠나려는데 폭주족들이 쳐들어 온다. 아까 때린 철가방이 부른 패거리들 이다. 그리고 조폭들도 일당을 이끌고 쳐들어 온다. 아까 도망친 일진이 용가리패거리 보다 좀 더 윗급인 조폭에게 연락을 하였고 자신의 조직원이 주유소 사무실에 감금된줄 알고 일행을 끌고 왔다. 폭주족과 조폭들은 노마크 일행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패거린줄 알고 오해하며 싸움이 일어난다. 

 

그리고 잠시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나타난다. 처음엔 주유소 강도 사건인줄 알았으나 싸움의 규모가 훨씬 커진것에 당황하며 진압봉으로 두들겨 패겨 잡아 들인다. 그순간 노마크가 기지를 발휘하며 주유기를 집어들고 사방에 기름을 뿌리기 시작한다. 진압하던 경찰, 폭주족, 조폭 너나 할것없이 기름을 뒤집어 쓰게 되고 노마크가 라이터를 꺼내자 모두 얼어붙는다. 노마크가 차를 가져간사이 무대뽀에게 라이터를 주며 한놈이라도 움직이면 불을 붙이라고 하며 겁을 주고 무대뽀의 유명한 대사 "전부 대가리 박어"의 구령에 머리를 박는다. 

 

차를 가져온 노마크 무대뽀에게 타라고 소리치고 이들이 떠난뒤 머리를 박던 모두가 저마다 라이터를 꺼내들고 움직이지 말라고 소리친다. 

 

이후 영화는 에필로그와 함께 끝이난다. 

 

2. 짜임새가 뛰어난 관계들과 영리하게 풀어나가는 실력

영화를 보는 초반 30분은 그냥 동네 양아치들이 주유소를 쳐들어가 뒤집어 엎고 난동을 부리는 코믹 영화같지만 영화를 전부 보고나면 감독이 던진 복선과 복선 회수에 잘 만든 영화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노마크 패거리가 만난 한명한명이 사건을 키우게 되고 이사이에서 인물들의 아픈 과거회상과 짧은 에피소드들이 코믹하게 펼쳐지며 영화를 더욱 풍성하고 밀도 있게 만들고 있다. 

 

노마크는 고아출신이다. 야구선수가 꿈이었는데 돈만 밝히는 감독에 의해 훈련과 시합은 고사하고 운동장 뺑뺑이만 돌다 화가나서 다신 야구를 안한다며 때려치는 과거가 있다. 초반에 주유소 사장이 자신을 때린 노마크에게 '애미 애비도 없냐는 말에' 두들겨 맞고 이후 고아인 노마크의 지갑에 야구장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나온다. 한장 밖에 없는 사진이라 소중하다고 하며 왜 야구에 집착했는지 나오게 된다. 그리고 주유소 손님중에 야구선수가 등장하며 자신을 알아본줄 알고 노마크에게 싸인볼을 건낸다. 이후 노마크는 폭주차량에 야구공을 던지고 폭주차량은 가로수를 들이 받고 멈추게 된다. 

 

딴따라는 가수가 꿈이었다. 밴드를 하고 있었고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나타나 딴따라를 두들겨 팬다. 가수로 자리잡지 못해 생활을 위해 사채를 썼고 갚지 못해 이들이 나타났다. 악기만은 가져가지 말라는 애원을 무시한채 이들은 사라지게된다. 이후 딴따라는 심심할땐 무조건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극중 두들겨패서 제압한 용가리 일행(유해진, 이종혁등)에게 노래를 시키게 하고 주유소에 기름을 넣기위해 들린 손님중에 유명한 프로듀서에게 눈에 띄게되어 명함을 받는 에피소드가 있다.

 

페인트는 과거 부자집에서 살았다. 자신은 미술을 통한 예술을 하는 사람이 되고싶었지만 아버지는 예술따위보단 공부가 중요하다는 권위적인 사람이었다. 페인트 앞에서 붓과 미술도구들 그리고 그려온 작품들을 쏟아붇고 내던지면서 이단것에 빠져살지 말라며 어머니에게도 손찌검을한 과거가 나온다. 극중 2층에 잡혀온 커플들의 트렁크에서 미술 도구들이 나오자 영화 내내 대사없이 그림만 그린다. 과거의 일때문인지 그림을 꽤 잘그리는데 다 그리고 나면 마지막에 페인트를 쏟아 붓는다.

 

무대뽀는 험상궂은 외모덕에 사람을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왜 괴롭혔냐고 오해도 받고 학교 선생에게 대가리 박고 얼차려를 줄창 받아왔다. 거기에 이 선생은 "너같이 무식한놈이 무슨 공부냐며 공사판에서 벽돌이나 날라라"고 쓰레기 같은 발언 을 하였다. 이후 무식하다는 얘기만 들으면 꼭지가 돌고 이 영화의 명대사 "전부 대가리 박어"가 나온다. 

 

무대뽀에 의해 나오는 명장면들이 있는데 외제차를 타고온 여자손님이 외제차의 주유구를 못찾는 딴따라에게 촌놈이라고 비아냥 거리자 2층으로 잡혀들어 온다. 무대뽀는 여자가 맘에들자 옷매무세를 가다듬고 옷벗기 끝말잇기를 한다. 알사탕을 탕탕탕으로 받아치는 장면이 당시엔 매우 화제였다.

 

3.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가 절로 나온다.

당시 국내 개봉영화로는 파격적이게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그냥! 이라고 표현된다. 이는 당시 영화계에선 매우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시작한 부흥기에 코믹영화로는 역사적이고 입지적인 영화로 추천될수있다. 한정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동극을 아이디어와 시나리로오로 밀도있게 만들어 내어 좋은 평을 받았지만 일부 평론가들 사이에선 의미가 없거나 메세지가 없다는 이유로 저평가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그랬다.

 

영화가 주는 통쾌함과 별개로 이를 모방한 범죄도 실제로 있었지만 영화는 영화일뿐 이런 양아치같은 행동은 공권력에 의해 금방 제압되었다.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시대도 있었다. 

 

영화의 큰 의미나 메세지는 없지만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가치를 하였고 보는 내내 즐거웠으니 충분한 값어치를 한 셈이다. 심각하게 볼 필요없고 그냥 스크린에 몸을 맡기고 즐기면 된다. 그러면 엔딩크레딧이 올라올때 "잘 봤다."란 애기를 하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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